[김신왕여] 배우 김신X아이돌 왕여 썰

 

 

 

 

 

톱배우김신 아이돌왕여가 보고싶네. 둘이 브로맨스가 상당한 드라마 도깨비에 캐스팅 되는데 배우로서 프라이드 높은 김신이 아이돌출신 왕여 개무시하다 폴인럽했음 좋겠네..로 시작했던 썰...

 

 

 

아이돌 출신 왕여 주연급 배역 따내고 첫 촬영이라 바짝 긴장한 상태에서 감독님 주조연배우들 스탭들 하나하나 샐쭉 웃으면서 90도 인사하고 다닐거야. 김신 마지막 차롄데 빼딱한 자세로 앉아서 눈도 안마주치지.

반대로 여는 평소에 주변에 김신선배님 너무 멋있지 않냐고 노래를 부를 정도로 팬이었고 존경하고 있었어. 그래서 김신이 인사도 안받아줄 때 마음에 스크래치 엄청 났을 거야. 그래도 더 열심히 대본보고 연습하고 짬짬히 김신 눈으로 쫓고 그럴거지...

거의 공동주연이라 투샷도 오질나게 많아서 둘이 같이 있게되는 시간도 많은데 어색한 기류때문에 주변사람들도 괜히 긴장할거야. 물론 그건 당사자인 여가 가장 심했겠지만. 분명 외우고 연습했는데도 압박감때문에 별 거 아닌 씬에서도 잦은 실수나오겠지.

김신은 니까짓게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으로 미간에 주름만 잔뜩 지울테고. 그 날 왕여 속상해서 혼자 벤 안에서 펑펑 울었으면 좋겠다. 나름 아이돌세계에서 다져진 맷집인데 좋아하는 김신앞에서 와르르 무너져서.

그리고 다음 씬 촬영 때문에 나왔는데 여 눈이 퉁퉁 부어있어. 누가 봐도 나 엄청 울었어요 하는 얼굴이라 김신 기가 막히기도 하고 우스꽝스럽기도 해서 그제서야 피식 웃었겠지. 여는 부끄러워서 얼굴 달아올라 연신 손부채질만 할 거고. 여는 내가 감히 어떻게,라는 생각때문에 계속 어색하게 있을 거고 결국 작품완성도를 위해서 먼저 손내민건 김신일거야. 마음에 안들어도 어쩌겠어.

 

 

"왕여씨 나 좀 봐요."

 

 

조용히 신의 벤까지 따라가서 단 둘이 벤안에 있으니 여는 딱 숨막혀 죽겠다싶지. 분위기도 표정도 어디로 어떻게보나 꾸중들으러 온 분위기잖아. 고개도 못들고 바닥만 쳐다보는데

 

 

"여기 봐봐요."

 

 

부드럽게 말 건네면서 여 손에 들린 대본 가져갈거야. 연기 경험 거의 없어 엉망진창인 대본 포스트잇 붙여가며 여긴 감정선이 어떻고. 저긴 어떻게 해야하고, 쌀쌀맞았던 분위기와 다르게 갑자기 너무 친절하게 가르쳐주니까 여는 그저 황송해서 고개만 굽신거렸지.

 

 

"어차피 같이하게 된거 좀 더 확실하게 작품마무리하고 싶어 그래요.그러니까 맹하게 있지말고 제대로 해달라는거야. 알겠어요?"

 

"네.."

 

 

대답과 동시에 격하게 끄덕여지는 여의 고개가 또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신은 다시 웃음이 터질 뻔했지만 겨우 참아넘겼지. 여전히 부은 눈과 훌쩍이는 얼굴보다가 차 안 뒤져서 얼음주머니 덥썩 안길거야.

 

 

"그 얼굴부터 어떻게 해봐요."

 

 

벤에서 혼자 먼저 내리는 김신 쳐다보는 스텝들 눈이 바쁠거지. 뭔 사단이라도 난 거 아니냐부터 치고받아서 못나온다까지 쑥덕이는 소리 다 들렸지만 신은 모른 척하고 자기 대본에 몰두할거야. 잠시후에 진정된 여가 얼음주머니 얼굴에 댄 채로 내리는데 매니저며 코디며 호들갑떨며 다가오지. 맞았니? 괜찮아? 물어대는데 여는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근데 얼굴이 벌겋게 물들어있는데다 얼음주머니까지 달고 내리는데 누가 의심을 안해.

 

 

"맞긴 뭘 맞아? 무슨 말이야 누나?"

 

"얼굴빨간데 시치미 뗄거야?"

 

 

아니, 아..이거는..여는 얼버무리기만 하고 대답을 똑바로 못하겠는거야. 존경하는 김신 선배님이 다정하게 챙겨주니까 부끄럽기도 하고 또 너무 좋아서 그런거라고 어떻게 말을 할 수가 있겠냐고.

 

 

"아 그런 거 아니야 누나. 진짜 아니야."

 

 

그 뒤로 종종 신이 해주는 연기조언 쏙쏙 흡수해서 흐뭇하게 성장할거야. 습득속도도 빠르고 의외로 소질도 있는 것 같아. 특히 우는 연기가 그랬지. 빗자루처럼 드리워진 속눈썹아래로 눈물 뚝뚝 떨구면 없던 감정도 생겨서 연기하기가 수월했어.선배님 선배님 하고 쫄쫄 따라다니는 애살도 한 몫 했을거야. 스탭들한테 음료 돌리고는 제일 마지막으로 신에게 와서 선배님건 특별히 젤루 비싼 거하면서 윙크하는데 어떻게 미워할 수가 있겠어. 저도 모르게 함박웃음 지어서 주변사람 놀라게 했을 거지. 김신 철옹벽 무너뜨린 사람 몇 손가락 안되는데 그걸 여가 해내니까. 그러던 어느 날 여한테 밥차 한 대가 올거야. 아이돌시절 같은 멤버였던, 지금은 패션사업을 하는 덕화지. 두 살 위고 또 리더였었고 심지어 커플로 엮이기까지 했던 의지하는 형이었어.

잠깐 내 눈 좀 보시겠어요? 문구가 새겨진 밥차보다 여 환하게 웃음터질거지. 심지어 응원차 현장까지 왔다잖아. 반갑고 고마워서 폭삭 안기면서 고마워 혀엉 하는데 습관처럼 우리 왕여 화이팅하고 머리 쓰담쓰담 할거지. 그거 지켜보는 김신 어딘가 배알꼴려. 가만 생각해보니 스탭들이나 다른 주조연 배우들한테는 누나, 형 잘만 부르는데 저한테만 꿋꿋하게 아직까지 선배님이잖아. 그 기묘한 거리감 느낀 이 날 간만에 김신 컨디션 최악으로 치닫았을거야. 여도 처음 만난 그 날처럼 눈치보였을 거고.

 

 

"저..선배님.."

 

 

어디 불편한데라도 있으세요? 조심스레 묻자 그제야 천천히 시선 맞춰오는데 딱히 말은 없어. 하루종일 온 신경이 신에게 쏠려서 여도 촬영에 영 집중할 수가 없었을거야. 사소한 동작에도 바짝 긴장되지만 그래도 용기냈어.

 

 

"선배님?"

 

"형."

 

"네?"

 

"형이라고. 선배님말고."

 

 

고 빨간 입술에서 조잘조잘 튀어나오는 선배님이라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바로 호칭정리하고 나섰더니 무슨 생각을 하는건지 여의 표정 맹하잖아. 그러더니 송아지 같은 눈 몇 번 꿈뻑이다 나지막이 한단 소리가

 

 

"그렇게 불러도 돼요?"

 

 

뭐 못부를 거 부르는 것도 아니고 딴놈들한테는 그렇게 잘만 부르면서. 게다가 무슨 임금님한테 승은이라도 입은 것처럼 황송한 표정지으면서 묻는데 너무 귀여운거야. 결국 웃음 무장해제되어버렸지. 환하게.

처음엔 혀..형..말 더듬으며 어색하게 머리 긁적이더니 이제는 형소리가 아주 제것처럼 입에 붙어버린 것 같아. 그런데 아마 신은 절대 모를 거야. 여가 형이라고 부르기까지 얼마나 떨렸는지. 또 주변에 형동생 사이됐다고 얼마나 자랑을 하고 다녔는지. 그리고 단순히 선배님을 향한 동경이나 편안한 형이 아닌 그 이상을 넘나드는 감정때문에 꽤나 속앓이를 하고 있는 여라는 것도. 어디다 툭 털어놓을 수 있을 법한 고민도 아닌지라 스트레스가 짐처럼 불어나 차곡차곡 가슴 한 켠에 쌓여갔을 거야. 그러다 그 콱막힌 감정들이 줄줄 쏟아져나오는 계기가 생기는데 몇 손가락 안된다는 신의 인맥 중에 들어있는 유명 여배우가 보낸 밥차가 그것이었지. 나도 칼 잘 뽑는데 신아.라는 문구와 함께 그녀에게서 온 전화를 받는 신의 표정 한 번도 못본 것들이라.

 

 

"어,누나. 뭐 이런 걸 다 보내?"

 

 

영화 들어갔다며. 요즘 한창 바쁠 때지 않아? 답답해서 담배라도 한 대 태우려고 구석진 곳을 찾아갔는데 하필 통화중인 신이 발견할거야. 답지 않게 다정한 목소리와 살가운 대화들에 언짢은 마음 울컥이며 올라왔어. 이런데서 숨어서 통화할 정도면 사귀는 사이인가. 예쁘고..형이랑 잘 어울리긴 하지..따위의 생각이나 하다가 담뱃불 붙이는 것도 잊고 멍하니 서있을거야. 그러다 신의 눈에 띄어버릴거고. 통화중이라 소리는 못내고 입모양만으로 왜?하고 물어오는데 왠지 서럽잖아.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는데 저도 모르게 눈물이 후두둑 떨어졌어. 그제서야 당황한 신이 급하게 전화끊고 다가올거야.

 

 

"뭐야? 무슨 일이야, 왜 울어?"

 

 

점점 가까워 선명해지는 얼굴보니 진짜 주저앉을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예전에 이 바닥 처음 발 들였을 때 선배들 늘 입버릇처럼 조언했던게 떠올라. 누구한테든 쉽게 마음열지말고 믿지도 말라고. 그 땐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 말들 다 옳은 것 같아.지금이라도 늦지 않았겠지 싶어.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무것도 아닌게 아닌데?"

 

 

자연스레 얼굴게로 올라오는 신의 손 쳐다보다 본능적으로 찰싹 소리가 나게 쳐내버렸어. 그리곤 되려 본인이 더 화들짝 놀라 뒬걸음질칠거야 여. 당장 사과든 뭐든 해야겠는데 말이 안나와서 입술만 달싹이다 냅다 도망치듯이 자리벗어나 제 벤으로 급하게 발걸음 돌렸어. 차에 오르자마자 내가 무슨 짓을.. 미쳤네 왕여. 어떻게 감히..화났겠지? 많이 화나셨겠지? 이제 완전 내가 싫어졌겠지? 초조하게 입술 잘근잘근 물어뜯었을거야. 머리로는 일정거리를 두고 이성적으로 행동하자지만 여지껏 쌓아온 이미지가 있고 또 타고난 천성이 있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쉽게 할 수 있는 것일리가 없잖아. 그래도 이런 난잡한 마음으로는 일도 인간관계도 다 엉망이 될 것이 뻔하고 타인에게, 특히 신에게 폐를 끼칠 순 없단 생각에 독하게 마음 먹을거야.

이후로 180도 달라진 여의 태도때문에 주변이 한동안 술렁였겠지. 더이상 현장에서 애교부리면서 치대지도 않았고 쓸데없이 싱글거리지도 않았어. 물론 그 뒷켠에선 늘 초조해하고 불안해하는 여가 있었지만 아무도 몰랐겠지. 그런데 오래 같이 일한 매니저도 코디도 캐치못한 여의 그 미세한 심경변화와 괴로움을 제일 먼저 그것도 유일하게 알아채는게 신이었으면 좋겠다. 단 한가지 모르는 것이 있다면 여가 그리된 원인이 바로 저한테 있다는 거 그거 하나일거야.

처음에는 누구랑 싸우기라도 했나. 악플이라도 달렸나같은 1차원적인 추측을 하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여가 달라진게 딱 그 날 밤 이후잖아. 제 앞에서 눈물보인 딱 그 날. 조용히 무슨 일 있었냐 주변 스태프들 수소문해도 아는 이 하나없지, 신도 딱 답답해 미칠 지경이야. 귀에 딱지가 않도록 불러재끼던 신이 형, 그 소리 못들은지 고작 열흘정도일텐데도 무슨 억만년은 된 것처럼 금단현상 일잖아. 괜히 담배 한 개피 입에 물어보아도 그 갈증 쉬이 가라앉지 않지. 대체 뭐가 문젠건데. 쯧, 뒷머리 신경질적으로 훑어내리다 휴식시간에 짬을 내기로 냈어. 대본 들고 제 벤으로 들어가려는 여 뒤에서 손 겹쳐잡고 같이 불쑥 끼어 들어갔지. 어, 어.. 놀란 여 뒤에서 미는대로 얼떨결에 밀려 들어가선 금붕어처럼 입만 뻥긋이고 있을거야.

기세 좋게 밀고들어와놓고선 말도 없이 무거운 공기 만들어내는 통에 제 벤인데도 눈치보일거야 여. 이게 대체 무슨 일이지 상황파악해보려 입 떼는데 갑자기 잔뜩 힘 실려 미간 주름잡힌 채로 마주하는 시선있을거지. 그래서 도로 입술 꾹 말려들어가버렸어.

 

 

"말 해."

 

"네..? 뭐를..요?"

 

"그게 뭐든, 니가 지금 속에 품고있는 그거 말야."

 

 

그거 하나 묻겠다고 이런 돌발적인 행동을 꾀하다니 정말 제가 알던 그 신이 맞나 싶지. 과연 속에 품고 있는게 뭔지 알아도 저렇게나 꺼내들고 싶어할까도 싶고.

 

 

"아무것도 아니에요. 정말로."

 

"너 진짜.."

 

 

신은 마음이 갑갑했어. 이런 식이 될 줄은 몰랐지만 가까이서 이렇게 얼굴보는거 정말 오랜만이잖아.푹 꺼진 눈언저리에 깡마른 팔목 눈에 들어와 왠지 속상할거야. 그런데 저 예쁜 입에선 못난 말만 나오지.

 

 

"형이 신경 쓸만한 일이 아니라구요."

 

 

그렇게 듣고 싶었던 저 입에서 나오는 형이라는 소릴 듣고도 가슴 한 구석이 콱 막히는 기분이야. 부러 차갑게 내뱉는 언사에도 갈피를 못잡고 흔들리는 그 눈동자때문인지도 모를 일이지. 아니, 높디 높게 쌓아올린 철옹벽 다 무너뜨리고 넘지말았어야할 마지막 그 선까지 넘어와놓고선 이제와 되려 제 주변에 선 그어버리는 얄쌍한 태도에 화가나서일지도 몰라. 제 온 신경은 있는대로 다 긁어내 가루까지 앗아가놓고 뭐? 신경을 쓰지마?

 

 

"내가 어떻게 신경을 안써!!!!"


"...형..?"



갑자기 불같이 화를 내는 바람에 놀란 여의 어깨가 바짝 움츠러들었어. 하- 깊은 탄식이 차 안을 뜨끈하게 메우고 신은 지끈거리는 이마게를 꾸욱 누르며 눈을 감았지. 제어할 수 없이 터져나오는 지금 이 감정이 제가 지금 생각하고 있는 그 감정이 맞는건지 확신이 들지 않아 혼란스러웠어. 단지 여에 대해서 자신이 뭔가 모르는 것이 있다는 것이 용납이 되지를 않아. 남들과 공유하고 싶지도 않고.



"어물쩡 넘어갈 생각마. 확실히 듣고 넘어가야겠으니까 나는."


"어..저..제가..그러니까.."



요즘 좀 피곤하다던지 근래에 썩 좋지 않은 일이 생겼었다던지 그럴싸한 핑계 둘러대고 털어버리면 될 일을 신의 앞에만 서면 그 쉬운 일들을 못하겠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손에 땀을 쥐는데 마침 타이밍좋게 차창 두드리는 매니저형 덕분에 꽉 막혔던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야. 이때다 싶어서 상체 일으키고 차 문 손잡이 잡았어.



"어- 지금 나가 형."



여전히 곁눈으로 느껴지는 시선 애써 무시하며 차문 옆으로 꾸욱 힘주어 여는데 반쯤 열리던 문이 도로 쾅!하고 닫히잖아. 깜짝 놀란 마음 가라앉힐 새도 없이 팔목 붙들려 제자리에 다시 앉혀졌을거야.



"그냥 안 넘어간다고 했을텐데."


"..정말 별 일 아니에요..정말.."


"아니. 별 일이야 너."


"......"


"그리고 그 별 일에 내가 있고."



제 입에서 나온 말이 믿겨지지 않는다는 듯 크게 뜨여진 동공을 보고 더욱 확신했지.



"아니야?"


"......."



채근하듯 되물어도 꾸욱 가로로 굳게 닫힌 입술이 쓸데없이 정직하게 느껴져서, 기든 아니든 저 입에서 흘러나올 어떤 말도 저를 개운하게 만들어 주지는 않으리란 걸 깨달아 버렸을거야. 이제는 주객이 전도 되어버린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마저 들었어. 정말로 마음 속에 품고 있는 그 무언가를 풀어내야 하는 것은 여가 아닌 바로 자신이 아닌가..하고 말이야.

 

 

 

 

 

언젠가 계속 이어질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