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리환] 달콤하고 싶었던 썰..

보정: 쿠님


오늘같이 우울한 날엔 한결리환같이 한없이 달콤하게 녹아내리는 걸 보고싶다. 야간진료로 기진맥진한 리환이 거의 눈이 감길듯이 축쳐져서 퇴근하면 한결이가 양말도 외투도 다 벗겨서 잠옷도 입히고 세수도 시켜주고...이불덮어 자장자장해주는 힐링물을 원해.. 로 시작한 썰..



피곤해서 아침에 눈못뜨는 리환이 쪽쪽 뽀뽀해주고 직접 내린 향긋한 커피 들이밀면 그제서야 향기 맞고 눈감고 푸스스 웃은 리환이 여전히 감은 눈으로커피 홀짝이겠지...그저 꿀떨어지는 그런 아침..

아침에 눈뜨기 싫다고 눈감고 있음 한결이가 리환을 안아올리겠지..자연스레 한결이 허리에 다리 감고 욕실로 옮기는 걸음마다 쪽쪽 뽀뽀가 쏟아질거야.. 어린애 다 됐네 리환씨. 떨어져요 꽉 감아요. 자세 고쳐잡으면서도 입술이 안떨어졌으면...



둘이 처음 만난 건 한결이 카페고 제대로 서로를 인지하게 된 건 리환이 한의원에서 일거야. 한결이 직업특성상 손목터널증후군때문에 꽤나 고생하겠지. 직업병이니 손을 안 쓸 수 없으니 가까운 데 있겠다 침맞으러 자주 드나들었겠지....


"아프면 말씀하세요."


진중하게 눈 내리깔고 손목에 침놓으면서 상냥하게 이야기 건넬거야. 근데 한결은 이미 아픈 것도, 리환의 목소리도 뭣도 안느껴지겠지. 그저 길게 드리워진 속눈썹과 그 아래에 자리잡은 새빨간 입술만 온 정신에 들어찼을테니까.



"주먹 한 번 쥐어보세요. 어때요?"



주먹을 쥐지도, 그렇다고 대답을 하지도 않는 한결에 그제서야 의아함에 맑은 눈 들어올릴 거야. 다소 맹한 표정의 한결이 이상해서 한결씨? 되묻자 그제서야 얼빠진 목소리 들려오지.



"원래 입술색이 그래요?"



화가 날 법도 한 추파인데 선량한 얼굴을 하고선 너무 진지하게 한 곳만 바라보니까 민망함이 더 컸어. 흠흠 헛기침 한 번 하고는 괜히 오버해서 입술 벅벅 문질러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은 손등 눈앞에 들이밀었어.



"원래 이렇구요. 주먹 쥐어보시구요."



이후로 한결 한의원 문턱이 닳도록 뻔질나게 드나들었을거야. 그만 와도 된다는 제 말을 어디로 들은건지 기가 막힐 노릇이지 리환.



"최한결씨, 일 안해요?"



보다못해 따져물으니 사장이라 한가하다고 되려 커피까지 손에 들려주는 한결에 안그래도 오후진료 빡세서 힘들었던 리환 미간 꾹꾸욱 눌러 짚을거야. 상당히 피곤해보이는 그 모습에 한결 미간 절로 찌푸려졌지.



"리환씨 이러면 내가 오는 게 아무 의미가 없는데."


"그게 무슨 말이에요?"



대답안하고 뜸들이기에 계속 재촉하듯 쳐다봤더니 예상치 못한 말이 튀어나오잖아.



"쉬라고. 내가 오는 시간만이라도 당신 쉬라고 오는건데 나."



그게 무슨 뜻인지, 그 쪽이 뭐기에 쉬라마란지 할 말은 엄청 많았는데 갑자기 커피빨대 훅 물려주는 바람에 그 많던 할 말이 쏙 들어가버렸지. 입에 물려주기에 아무 생각없이 빨대 쪽 빨았더니 턱괴고 환하게 웃으면서 저를 바라보는데 이상하게 심장이 간지럽고 얼굴이 화끈거릴거야.



"빠..빨랑 안가요? 진료방해말구 어서 나가요."


"치..매정하네 아주."



"환자를 쫓아내는 의사가 어딨어요?"



아몰라몰라 나 못가-하더니 베드에 드러누워 눈감아버리는 한결이지. 기가 막혀서 여기 환자가 어딨다고 그래요? 빨리 안일어나요? 다그치는데,



"오늘 저녁에 시간 어때요?"


뜬금없이 훅 들어와서 할 말 잃을거야. 무슨 사람이 앞뒤 맥락도 없이 돌직군가 싶은데 그게 또 지나치게 한결다워서 피식 웃어버리겠지.



"그건 또 왜 묻는데요."


"나랑 저녁먹어요."



그럼 지금은 순순히 물러나줄테니까. 잔뜩 뭔가 갈구하는 눈동자보니 또 우스워. 저렇게 갑자기 진지하게 표정 굳혀버리면 지금 이게 협박이야 데이트신청이야 싶지. 다 큰 멍뭉이 하나 조련하는 기분도 들고. 귀엽기도 하고.



"7시 반. 한의원앞."



됐죠? 그러니까 얼른 가요.



"대박. 무르기 없기에요. 진짜로."








언젠가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