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왕여] 재벌김신X아나운서출신왕여 썰



갑자기 9시뉴스 앵커하다 각종 예능 진행메인 mc로 인기최고 달리는 왕여 잽싸게 채가는 재벌가 김신 보고싶네...그냥 그렇다구요...재벌들이 아나운서 좋아하니까 그냥...    으로 시작된 썰..





한 때 ***방송사 9시메인뉴스앵커로 활약하다 프리선언했을거야 왕여. 당시에도 ***뉴스 왕여였습니다. 마무리멘트 올리자마자 인터넷이 시끌할 정도로 특출난 외모, 똑 부러지는 목소리로 인기가 남달랐지. 그래서 프리선언후 자리잡는 속도도 아주 빨랐어. 왕여가 마이크만 잡았다하면 시청률 수직상승은 보장된 거라 탐내는 방송사도 많았어. 게다가 어지간한 아이돌보다도 많은 인기에 늘상 화제를 몰고 다녔지. 그냥 요 앞 슈퍼갈 때 입은 츄리닝바지까지 어디 제품이다 사진찍혀 올라올 지경이었으니까. 그러다 예능 진행 메인mc자릴 꿰찼는데 그게 대박을 쳐서 이제는 시골할머니들도 왕여를 다 알아볼 정도로 유명해졌어. 말도 잘하고 끼고 많고 예쁘장한 외모에 성격도 유순해서 어르신들도 아휴 쟤는 누가 데려가나..를 입에 올릴 정도였으니까. 오죽하면 집에 들이고 싶은 최고의 사윗감, 최고의 신부감 1순위가 둘 다가 왕여일 정도야. 슬슬 혼기가 찬 나이라 사람들 관심이 더 커졌지.


김신은 소위 말하는 재벌가의 말많고 탈많은 셋째였어. 어차피 기업은 첫 째가 물려받기로 되어있었고 둘 째는 계열사 중 큰 덩이를 물려받았고, 이도 저도 무관심했던 김신은 호텔 하나 물려받았지. 집안에서는 신때문에 걱정이 많았어. 저거 누가 데려가나..하는 심정이었지. 오늘도 어김없이 어머니는 선 볼 상대의 사진들을 거실테이블에 늘어놓고 있었고 신은 무신경한 얼굴로 그걸 내려다보고 있었어. 어서 이 중 하나 콕 찝어보라며 채근하는 어머니의 말에 귀 후비적, tv로 시선돌리며 딴청피우는데 마침 여가 진행하는 인기예능프로그램이 흘러나오고 있었지.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는데 신은 홀린듯이 말했어.



"그럼 나 쟤."



여는 꽤 당황스러웠어.물론 결혼에 대해 생각할 나이긴 했는데 그래도 나름 알콩달콩 연애결혼이라는 로망이라는게 있었거든. 근데 스치는 인연은 커녕 죄다 선자리만 들어오잖아. 15살은 어린 여자애부터 스무살은 많아보이는 할저씨뻘까지 참 다양하기도 했지. 물론 전부 칼같이 거절했고. 그래서 이번에 들어온 선자리도 당연히 볼 것도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째 어머니 표정이 심상치 않잖아. 처음엔 귀를 의심했어. 뭐? 무슨그룹이요 어머니? 몇 번을 되물었지. 대한민국 국민이면 모를 수 없는 그 그룹이래. 거기서 뭐가 답답해서 나한테 선을 넣어..아 혹시 한 스무 살 많아요? 여쭸더니 셋 째 아들이고 나이도 동갑이래. 아하, 그럼 대머리에 배뿔뚝이구나? 했더니 조용히 사진 한 장 내미시는데 이게 웬 걸? 멀쩡하게 생기다못해 너무 잘생긴거야. 이렇게 된 이상 더 찝찝해지지. 사생활이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더러운가? 전과있는 범죄잔가? 머리속은 계산기 두드리느라 정신없었는데 입은 본능적으로 예스를 말해버렸어. 이래서 사람 외모가 중요한 건 가봐. 나머지는 일단 만나서 파악해야겠다 싶어.


대단하신 분답게 만남은 완전 밀폐된 공간에서 이뤄졌어. 약속된 장소로 가는 내내 무슨 첩보영화라도 찍는 기분이었지. 스케쥴도 바쁜 와중에 별 짓을 다한다 싶은 게 짜증이 나서 선글라스 아래로 자리잡은 미간에 주름 잔뜩 잡혔을거야 여. 그렇게 조금은 후미진 곳의 고풍스런 카페로 들어서는데 수트 쫙 빼입고는 창가에 먼저 와서 앉아있는 신에게 시선 단번에 빼앗기지. 조금 전의 짜증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한 풀 꺾였을거야. 딸랑- 카페문 여는 소리 들리자마자 일어나 재킷버튼 여미면서 정갈하게 자세잡는데 확실히 있는 집 자제라 그런지 매너가 몸에 배인게 눈에 보이잖아. 여는 자기도 모르게 신을 훑어내리면서 점수를 매기고 있었어.



"처음 뵙겠습니다. 김신입니다."


"왕여입니다."



단정하게 내밀어진 손 마주 잡으며 생각했지. 이 사람 다른 건 몰라도 외견만큼은 에이뿔이라고. 아마 이 때까지만 해도 여는 꿈에도 몰랐을 거야. 자신이 에이뿔 외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딱 거기까지인 김신에게 완전히 발목 잡히게 될 거라는 거.



"왜 저에요?"



원체 답답한거 싫어하는 성격인데다 빙빙 둘러 말하는 소질도 없어서 그냥 솔직하게 물었어. 그 물음에 어떤 의미가 담겼는지 모를 신도 아니었지. 근데 왜 그랬더라. 왜 이 사람이었더라. 곰곰히 생각하다 내린 결론 지독히도 단순했을거야.



"제일 예뻐서요."



사실이야.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순수한 생각이었지. 무수히 펼쳐진 사진들에 눈도 가지 않을만큼, 하얀 후드티를 입고 거실 브라운관을 가득 메우던 환한 미소 넋을 잃고 봤을거야.



"왕여씨는요?"



당신은 왜 나왔는데? 당황한건지 부끄러운건지 다소 상기된 얼굴로 손에 쥔 선글라스만 만지작거리다 끝내 그 붉은 입술새로 나온 말이 저와 별반 다를 게 없지.



"잘생겨서요."



그 다를 게 없는 말에 왜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첫 만남은 서로에 대한 견제와 계산 속에서 어영부영 지나가버렸어. 일주일이 지나도록 에프터가 없었지. 워낙 스케쥴이 바빠 생각할 겨를도 없긴 했지만 가끔 일정 마치고 새벽녘 집으로 가는 벤 안에서 예쁘다더니- 한 번쯤 중얼거리긴 했을거야 여. 신 역시 호텔경영권을 인수받고 체계적으로 자리를 잡아가는 도중이었기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져 있는 상태였지. 아무리 삼라만상에 다 무관심하다한들 명패의 무게란 꽤 무거운 것이었으니까. 그래도 직원들 수다에 여의 이름 거론되면 잘생겼다더니, 생각했어. 그리고 아주 기똥찬, 아니 개똥같은 에프터로 여의 속을 불구덩이로 만들어버린 건 그리 멀지않은 날의 일이었지.


선글라스와 모자로 얼굴의 반이상을 가리고 호텔 들어서는 발걸음 어딘가 잔뜩 날이 선데다 성이 나있었어. 왕여씨? 제 사무실 예고도 없이 불쑥 들이닥친 인사에 신은 어정쩡한 자세로 벌떡 몸을 일으켰지.



"이 시간에 어쩐 일로..아니 무엇보다 스케쥴 괜찮아요?"


"네. 어디의 누구씨 덕분에요."



제 스케쥴까지 꿰고 있다는 뉘앙스 기가 막힐거야 여. 주인의 심기를 그대로 나타내듯 엉망으로 구겨진 종이 공중에서 두 어번 나풀거렸지.



"김신씨는 에프터를 참 스펙타클하게 하는 능력이 있으시네요."


"그게 무슨.."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눈앞에 내밀어진 종이 일전에 여의 기획사에 제시한 천호호텔 전속모델계약서잖아. 이게 무슨 문제가 되어 직접 여기까지 것도 저리 화난 얼굴로 발걸음한건지 신은 의문이었지. 하지만 곧 내던져지는 여의 한 마디에 그제서야 앗차, 싶었을거야.



"여기 있는 공의 갯수가 당신이 계산한 내 가치였나보죠?"



첫 맞선후 연락 한 번 없다가 달랑 이딴 종이나 보내오는데 누가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어. 게다가 누가 재벌아니랄까봐 적힌 액수가 어머어마할거잖아. 좋아서 입째지는 소속사대표 뒤로하고 꽤 씁쓸한 기분들었지. 마치 딱 그 수준만큼의 노리개감인가도 싶고.



"오해입니다."


"오해? 무슨 오해요?"



사실 첫 만남 이후로 몇 번이고 연락하려고 했었어. 하지만 늘 쫓기는 일정으로 새벽에서야 벤 안에서 쪽잠자는 여라는거 모를 신이 아니었지. 어른이니까 그런 것까지 배려를 해야하는 거라고 생각했어. 쓸데없이.



"일을 구실삼아 자주 볼 수 있으니까.."



본업에 방해받지 않으면서도 효율적으로 만날 수 있는 방법. 결과는 엉망이었지만 사실 꽤나 고심한 부분이었지. 그 말도 안되는 변명을 듣는 여의 표정은 갈수록 더 가관이었지만.



"그렇다고 이딴 걸 보내요?"


"......"


"뭔가 대단히 착각하고 계신 것 같은데."



김신씨하고 저는 결혼을 전제로 한 교제를 할까 말까 생각중인 관계일 뿐이지 그 중간에 이런 종이쪼가리가 낄 만한 사이가 아니라는 말이에요. 아무튼 그 쪽 생각 잘 알았고, 제 대답은 No입니다. 파릇한 청춘들처럼 알콩달콩 연애까진 바라지도 않았고 바란 적도 없지만 재벌들 돈놀음에 끼는 건 사양이니까. 이미 반쯤 너덜해진 종이 아무렇게나 집어던지고 뒤돌아섰어.



"잠깐만요."



문고리 잡은 손목 다급하게 붙들어오는 통에 도로 마주하게 됐지만.



"미안해요. 내가 실수했어요."


"습관이 아니구요?"


"내가 어떻게 하면 믿겠어요?"



이런 일을 벌인 사람치고는 꽤나 진중하게 물어오니까 망설여졌어. 거짓말 할 사람같진 않아뵈기도 했고. 그냥 놓치기는 아까운 얼굴이기도 했고. 잡힌 손목, 곧은 눈동자, 단정한 입술 번갈아가며 시선 옮기다 탄식같은 한숨 내뱉었지. 잡히지 않은 손 들어 손목에 감긴 손 잡아떼어내는데 떨어지기 싫다는 듯 더 힘줘오는 꼴이 왠지 우스워. 한 번 더 단호하게 떼어내며 등돌렸지.



"연락해요 그럼."



이 날 이후로 각자 일이 많아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들 나름의 연애아닌 연애를 했을거야. 서로의 일에 방해되지 않도록 문자를 통한 연락이 주였는데, 단지 밥먹었어요? 촬영중이에요? 회의 끝났어요? 같은 단순한 대화내용이었는데도 어린 아이처럼 간지러운 미소가 입에 걸렸겠지. 신에게도 여에게도. 가까워지는 마음의 거리만큼 더 적극적으로 행동할거야 신이. 여가 출연하는 예능프로에 조공이랍시고 간식을 돌리기도 하고 기념일에 백만송이 장미를 안겨주기도 하는 그런 것들 말야. 여가 선봤다는거 아는 극소수의 절친 아나운서 선배들 부러워 죽으려고 하겠지. 재벌 하나 물어 빨리 살림 합치는게 제일 성공하는 길이라는둥 왕여 너 복받았다는둥, 처음엔 그런 입발린 소리 시큰둥했는데 자꾸 들으니까 어깨 으쓱하게 되잖아 괜히. 그렇게 늦은 나이에 구름 위를 둥실 떠다니는 기분 만끽하던 어느날 선배 중 하나가 신경 거슬리는 이야기를 꺼내들테지.



"천호호텔 전속모델말야. 요즘 잘나가는 그 여배우한테 제의갔다던데 얘기들었어?"


"어? 아..어.."



물론 자신이 일전에 거절했던 계약건이기는 하지만 뭔가 찝찝하잖아. 게다가 남의 입을 통해서 전해듣는 이 상황도 웃기고. 무엇보다 가장 신경쓰이는건 '일을 구실삼아 자주 볼 수 있다' 내뱉었던 어디의 누구씨가 계속 떠오른다는 점이었지. 그래서 겉으로는 어, 그래하고 쿨한 척 하고 다니는 여지만 머릿속으로는 왜 하필 예쁘고 저보다 10살은 어린 잘나가는 여배우야, 그렇게 일 핑계로 보고싶었나보지? 참나, 처음부터 예쁘다고 얼굴 밝힐 때부터 알아봤어야했는데. 온갖 심술로 가득 차선 괜히 선물받은 장미꽃 툭툭 손가락으로 튕겨댔어. 그래 어디 두고보자 복수 다짐하는, 장미처럼 바알간 입술도 대빨 튀어나왔지. 썽질나 죽겠는데 스케쥴은 왜 이렇게 빡센거야 괜히 툴툴거리면서 벤에 올랐을거야. 그런데 마침 잡힌 스케쥴이 또 기가 막히게도 잡지에 실릴 간단한 화보랑 인터뷰잖아. 관계자에게 건네받은 질문지 훑어내리는 여의 입가에 사악한 미소가 걸렸지. 그리고 다음날 사무실 모니터앞에 앉아 마우스 클릭하는 신의 손가락 꽤나 볼만하게 떨렸을거야. 유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 1위에 당당하게 이름 올린 제 애인때문이겠지. 것도 나란히 2위에 이름 올린 여배우에 잘 어울려요 두 분따위의 내용이 쏟아지는 댓글들까지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하고선 비서시켜 손에 쥔 잡지인터뷰내용 어이가 없잖아.



-최고의 사윗감, 신부감1위로 뽑히셨는데 소감이 어떠세요?


-아유. 부끄럽구요. 여러분들이 이렇게 넘치는 사랑도 주시고 또 저를 좋게 봐주셔서 제가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팬분들을 위해서 이쯤에서 안듣고 넘어갈 순 없겠죠. 이상형이 어떻게 되세요?


-솔직하게 예쁘고 잘생긴 분 좋아합니다.


-그럼 주변에서 이상형에 가까운 예쁘고 잘생긴 그런 분 보신 적은 있으신가요?


-으음..안타깝지만 아직 제 이상형은 만나질 못했네요. 하지만 요즘 *채널 드라마로 인기 많으신 그 여배우분. 예쁘신 것 같아요. 제가 팬이에요. 드라마 잘 보고 있어요. 화이팅!



은 개뿔 새빨간 거짓말이었어 당연히. 제가 나온 방송도 모니터링안하는데 드라마는 뭔 드라마야.부러 콕 집어 그 여배우 가리킨건 백프로 신을 향한 조롱의 화살이었지. 처신 똑바로 하라는 일종의 경고. 그 화살 제대로 신의 가슴에 명중해 치명상 남겼으니 작전은 대성공이야. 인상 잔뜩 찌푸리며 보던 잡지 쓰레기통에 그대로 쳐넣으려다 지면에 실린 왕여 얼굴이 또 너무 예뻐서 그러지도 못하고 답답한 넥타이만 풀어헤쳤어. 쯧- 혀 걷어차곤 전화기 들었지.



"여배우 전속모델 계약건 취소하세요 당장."



나름 전략이다 호텔이미지다 뭐다 고민하고 또 고민해서 그 여배우로 정한건데 신의 말 한 마디에 홍보팀은 또 머리 쥐어싸게 생겼어.그러거나 말거나 한 쪽 손으론 휴대전화 손에 쥐고 문자보내고 있을거야 김신.

-오늘 만나죠 우리.

-새벽 3시 반에나 끝나요 저.

-갈게요.

심드렁한 얼굴로 문자 확인한 여 조금 당황했을거야. 사실 새벽에 일정 끝난다고 한 건 그다지 오늘은 보고싶지 않다는 걸 돌려 말한 건데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온다고 할 줄은 몰랐어. 가로등 하나 겨우 켜져있는 어두컴컴한 골목가에 벤 세워두고 휴대전화 확인했어.5분뒤면 도착한대. 기자들 눈 피해 만나기 좋은 장소라 종종 둘이서 오곤했던 곳이야. 썬팅된 차창너머로 멍하니 시선 두는데 곧 유려하게 들어오는 새까만 외제차 눈에 들어오지. 사방이 어둠뿐인데도 차에서 내리는 길죽한 실루엣 새삼 눈에 띄어서 그것마저 괜히 심술나 죽겠는거야. 드르륵 소리와 함께 자연스럽게 벤에 몸 싣는 신을 힐긋 한 번 쳐다보고는 엉덩이 물려 자리내줬어.



"어쩐 일이에요? 이 새벽에 보자니."



뻔히 다 알고 있으면서, 사람 속에 천불나게 만들어 놓고서는 능청스럽게 물어오는 여에게 한 번 시선 뒀다가 곧 피식 웃음 새어나올거야. 정말이지 이길 수가 없잖아. 이렇게 예쁘면.



"보고싶어서요."


"보고싶은 사람 따로 있으신 것 같던데."



뾰루퉁한 입술로 툴툴대면서 시선 한 번 마주치지 않고는 괜히 옷자락 집어뜯는 모습이 나 아직 화 안풀렸어요를 온 몸으로 표현하고 있는데도 마냥 예쁘게만 보여서 신은 여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지.



"왕여씨야말로 이상형이 따로 있는 것 같던데."


"그거야....!!"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 발끈해서 정면 향하던 고개 휙 돌렸더니 언제부터 쳐다보고 있었던건지 진득한 시선 따라붙잖아. 잘못한 것도 없이 괜히 얼굴 후끈 달아오를거야 여.



"아, 아무튼..ㅇ.."



갑자기 뒷덜미 채어잡는 뜨끈한 온도에 놀랄 새도 없이 부딪혀오는 입술에 뭔가 하고싶은 말이 잔뜩 있었던 것 같은데 모조리 집어삼켜져버렸어. 복잡한 머릿속 보듬듯 부드럽게 뺨 쓸어내리는 걸 신호삼아 두 눈마저 질끈 감아버렸지. 쪽- 소리내며 떨어진 입술이 아쉬워 다시 한 번 더 다가가려다 여즉 내리감긴 두 눈 가지런히 덮은 긴 속눈썹 눈에 들어와 무심코 손을 뻗었어 김신. 파르르 떨리는 감촉이 온 몸의 털이 쭈뼛 설 정도로 아찔한 기분이 들어.



"생각해봤어."


"뭘요?"


"이런 저런 핑계 다 집어치우고 당신을 자주 볼 구실."



이번엔 또 무슨 말도 안되는 이유 붙여다가 저를 붙들어 둘 심산인지 이쯤되면 제법 궁금해지잖아. 꾹 감았던 눈 치켜뜨고 어서 말해보라 재촉하듯 시선 마주했지.



"결혼하죠. 우리."



애초에 결혼을 전제로 선을 봤었고 또 만남을 이어온 것도 맞긴 한데 뭔가 신의 입에서 나오는 결혼이라는 단어가 확 와닿지 않는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너무 갑작스럽다고 해야 할지 여는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어.



"왜 대답이 없어요?" 나 별로에요?"



별로..라기보다는 몸은 고될지언정 지금 하는 일에 나름대로의 자부심도 있었고 또 이 일이 재밌기도 해서 벌써 관둬야 하는 건가..싶기도 하고. 그런 삶을 상상해본 적도 없었고. 아니 무엇보다 왜 당연히 이 사람이랑 결혼을 할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건지.









천천히 이어질 예정..